새로운 직장에 입사하면 대개 3개월 정도의 ‘수습기간’을 거치게 됩니다. 이 기간은 회사 입장에선 근로자의 업무 능력을 평가하는 시간이고, 근로자 입장에선 조직에 적응하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퇴사 시점에 이르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로 수습기간이 퇴직금 산정을 위한 근속연수에 포함되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수습, 인턴, 교육 기간은 모두 퇴직금 지급기준이 되는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됩니다. 법원이 왜 이렇게 판단하는지, 그리고 내 소중한 퇴직금을 지키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사실들은 무엇인지 상세히 파헤쳐 보겠습니다.
1. 퇴직금 지급기준의 대원칙: ‘계속근로기간’
퇴직금을 받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퇴직금 지급기준은 ‘1년 이상의 계속근로’입니다. 여기서 ‘계속근로’란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해지될 때까지의 전체 기간을 의미합니다.
많은 사업주가 “수습 기간은 정식 채용 전의 테스트 기간이므로 근속연수에서 빼야 한다”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법적으로 잘못된 상식입니다. 대법원 판례와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은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했다면 그 명칭이 수습이든 인턴이든 상관없이 근속연수로 인정합니다.
2. 수습·인턴 기간이 포함되는 3가지 법적 근거
① 근로계약의 연속성
수습 기간 종료 후 별도의 공백 없이 본채용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하나의 연속된 근로계약으로 간주합니다. 수습 계약서와 본계약서를 따로 썼더라도, 실질적으로 업무의 연속성이 인정된다면 입사 첫날(수습 시작일)이 퇴직금 계산의 기산점이 됩니다.
② 사용자의 지휘·감독권 행사
수습 기간이라 할지라도 근로자는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사장님의 업무 지시를 받습니다. 즉,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상태입니다.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급여(비록 90%일지라도)를 받았다면, 그 기간은 당연히 근로 기간에 합산되어야 한다는 것이 법의 논리입니다.
③ 교육 기간 역시 근로 기간
“우리는 일 안 시키고 교육만 했어요”라고 주장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하지만 직무 교육 역시 업무 수행을 위한 필수 과정이며, 교육 중 사용자의 통제를 받았다면 이 또한 계속근로기간에 해당합니다. (단, 채용 전 순수한 의미의 ‘자발적 연수’라면 달라질 수 있지만, 채용 확정 후의 교육은 100% 포함됩니다.)
3. ‘1년 미만 퇴사자’에게 수습기간이 중요한 이유
수습기간의 포함 여부는 특히 근무 기간이 1년 근처인 분들에게 생명줄과 같습니다.
- 사례 A: 수습 3개월 + 정식 10개월 = 총 13개월 (퇴직금 발생)
- 사례 B (회사의 주장): 수습 제외하고 정식 10개월만 근무했으니 퇴직금 없음
만약 수습 기간을 제외한다면 사례 A는 퇴직금을 한 푼도 못 받게 됩니다. 하지만 법적 퇴직금 지급기준에 따라 수습을 합산하면 1년이 넘어가므로, 근로자는 당당하게 퇴직금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장님들이 수습 기간을 빼려고 애쓰는 진짜 이유입니다.
4. 수습기간 퇴직금 계산 시 주의할 점 (평균임금)
퇴직금은 ‘퇴직 전 3개월간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 보통 수습 기간에는 월급의 90%만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 만약 수습 기간 중에 퇴사하게 되어 평균임금을 산출할 때 90% 급여가 포함되면 퇴직금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 하지만 근로기준법 시행령에 따라 수습 중인 기간은 평균임금 계산 기간에서 제외하고, 수습 전 혹은 수습 후 정상 급여를 받은 기간을 기준으로 산정하여 근로자의 불이익을 방지합니다.
5. 사장님이 수습을 인정 안 할 때 대응 전략
- 입사 증빙 자료 확보: 수습 시작일에 받은 안내 메일, 출근 기록, 처음 받은 급여 이력 등을 챙기세요.
- 근로계약서 확인: 계약서에 “수습 기간은 근속연수에서 제외한다”는 조항이 있더라도 이는 법 위반이므로 **’무효’**입니다. 겁먹지 마세요.
- 퇴직금 지급기준 강조: 노동청 진정 시 “대법원 판례(93다289)에 따라 수습 기간은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명시하세요.
6. 결론: 첫 단추부터 마지막 단추까지가 ‘근로’입니다
회사의 일원이 되기 위해 준비했던 수습 기간은 결코 ‘버리는 시간’이 아닙니다. 당신이 회사에 기여하기 위해 보낸 첫날부터가 모두 소중한 근로의 역사입니다. 정당한 퇴직금 지급기준을 숙지하여, 단 하루의 근속 기간도 손해 보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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