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직장에 입사하여 업무를 익히는 ‘수습기간’은 근로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서로를 탐색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기간을 ‘사용자가 언제든 근로자를 내보낼 수 있는 면죄부’로 오해하여 수습기간 중 해고를 남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일반 근로자에 비해 해고의 정당성이 다소 넓게 인정되기는 하지만, 수습 근로자 역시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 당당한 노동자입니다. 사용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단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근로자를 내보낸다면, 이는 명백한 부당해고에 해당합니다. 오늘은 수습기간 중 해고의 법적 성질과 부당해고 성립 요건을 확인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1. 수습기간 해고의 법적 성격: ‘해약권 유보부 근로계약’
법적으로 수습기간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적격성을 판단한 후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권리를 미리 가져가는 ‘해약권 유보부 근로계약’의 성격을 띱니다.
- 특징: 일반적인 해고보다는 정당성 범위가 넓습니다. 즉, ‘업무 적격성 부족’이 객관적으로 증명된다면 해고가 정당하다고 인정될 확률이 일반 정규직보다는 높습니다.
- 한계: 그렇다고 해서 사용자의 주관적인 기분이나 구체적 근거 없는 판단으로 해고할 수는 없습니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2. 부당해고 성립을 결정짓는 3가지 핵심 요건
① 해고 사유의 객관성과 합리성
수습 근로자를 해고(본채용 거절)하려면 그 사유가 사회통념상 고개를 끄덕일 만해야 합니다.
- 업무 능력 평가: 단순히 “일을 못 한다”가 아니라, 구체적인 평가표나 업무 실적 저하 데이터가 있어야 합니다.
- 태도 및 근태: 무단결근, 지각 횟수, 동료와의 심각한 마찰 등 객관적인 기록이 필요합니다.
- 교육 및 개선 기회: 사용자가 근로자의 적응을 위해 어떤 교육을 시행했는지, 개선을 권고했는지 여부도 중요한 판단 기준입니다.
② 해고 절차의 정당성 (서면 통지 의무)
수습 근로자라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27조(해고 사유의 서면 통지)는 엄격히 적용됩니다.
- 서면 통지: 해고 사유와 시기를 반드시 ‘종이 문서’나 ‘전자문서’로 통지해야 합니다. 구두(말)나 단순히 단톡방 메시지로 통보하는 것은 절차 위반으로 부당해고가 됩니다.
- 취업규칙 준수: 회사 내부 규정에 징계위원회나 소명 기회 부여가 명시되어 있다면, 수습 근로자에게도 동일한 절차를 보장해야 합니다.
③ 계속 근로 기간과 해고 예고
앞서 다루었듯이, 수습 중이라도 3개월 이상 근무했다면 30일 전 해고 예고를 하거나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단, 많은 수습기간이 3개월로 설정되므로, 3개월이 되는 날 딱 맞춰 해고한다면 수당 청구가 어려울 수 있으니 날짜 계산에 유의해야 합니다.
3. 수습 근로자가 해고 통보 시 확인해야 할 리스트
억울하게 해고 통보를 받았다면 당황하지 말고 아래 사항을 순서대로 체크하십시오.
- 근로계약서 확인: 계약서에 ‘수습기간’이 명시되어 있는지, 수습 기간 중 평가 결과에 따라 채용이 취소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명시되지 않았다면 일반 해고와 동일한 잣대가 적용됩니다.
- 평가 결과 공개 요청: 사용자가 주장하는 ‘부적격’ 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인 데이터나 평가 점수를 요구하십시오. 근거가 부족하다면 부당해고 가능성이 커집니다.
- 해고 통지서 수령: 반드시 서면으로 된 통지서를 받으십시오. 사유가 “수습기간 종료에 따른 본채용 거부”라고만 적혀 있다면 구체적인 사유를 추가로 요구해야 합니다.
4. 부당해고 구제 신청 가능 여부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 승소 시: 원직 복직과 함께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전략: 사용자가 평가 과정을 거치지 않았거나, 평과 결과가 조작되었다는 점, 또는 다른 수습생들과 비교했을 때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5. 결론: 수습은 ‘연습’이 아니라 ‘실전’입니다.
사용자에게 수습기간이 평가의 시간인 것처럼, 근로자에게도 자신의 권리를 확인하고 당당히 일할 수 있는 법적 보호의 시간입니다. “수습이니까 참아야지” 혹은 “어차피 내가 잘못했겠지”라고 자책하며 쉽게 물러나지 마십시오. 법은 수습 근로자에게도 정당한 절차와 합리적인 이유를 요구합니다.
억울한 해고로 미래가 막막하다면 노무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권리를 당당히 되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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